생각은 생각을 키우고 생각에 곰팡이가 필 때까지 꺼지지 않는 생각에 발목이 잡혀 살아간다. 조금 늦게 출발하면서 조금 늦게 도착하면서 살아간다.아무데나 생각을 쏟아내다가 내가 쏟아지면서 살아간다. // 저지르지 않은 잘못까지 용서해준다.사실 그것도 ‘생각이다.생각하지 않아도 살아간다. 나는 살아서 어딘가로 간다.불 끄러 갔다가 불이 꺼져 있어서 살아간다. 불을 끄면 생각이 켜진다. ‘어디 숨겼는지/ 언제 저질렀는지// 기억도 안 나는 잘못들이 몰려나와/꽃으로 웃고 있어서// 혼낼 수 없는 봄날엔// 괜찮아.나는 살아서 어딘가로 간다. 한때는 새해 아침엔 희망적인 글을 읽거나 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.사실 그것도 ‘생각이다. 심언주 『처음인 양』 새해 첫 시로 좀 무거운 선택일까.생각은 생각을 키우고 생각에 곰팡이가 필 때까지 꺼지지 않는 생각에 발목이 잡혀 살아간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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